이미지 크게보기뜨겁게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한 무리의 아이돌 지망생이 녹음된 반주에 맞춰 칼군무를 추고 있다. 최신 트렌드에 맞는 노래와 춤이다 보니 관객층도 젊고 반응도 뜨겁다. 주말에는 이런 댄스그룹을 한자리에서 대여섯 팀은 볼 수 있다.

홍대·신촌의 버스커들

화려한 조명과 우렁찬 음향, 객석을 꽉 채운 관객의 환호는 연주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돋보이게 할 무대나 객석도 없이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호응하는 거리의 연주자들이 있다. 먼지 섞인 바람과 갖가지 소음, 막힌 데 없이 뻥 뚫린 길거리가 그들의 무대이자 객석이다. 예전에는 거리의 악사라고도 불렸으나 지금은 버스커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그들이 거리에서 펼치는 공연이 버스킹이다.

서울에서도 거리공연의 역사는 유구하지만 버스커 출신 가수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요즘 홍대와 신촌 일대에는 버스킹 붐이 일고 있다. 특히 홍대 인근의 걷고싶은거리 일대는 주말 오후가 되면 걸어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공연자와 관람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요즘은 분야를 확장해 음악 공연 외에도 무용, 마술, 개그 등 다양한 분야의 버스커가 관객을 모으고 있다.

레게머리나 펑키스타일의 외국인 버스커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버스커는 일정한 수입이 없이 관람객들이 주는 몇 푼의 팁에 의존한다. 앞날에 대한 보장도 없이 언제 끝날지 모를 무명의 긴 세월을 인내해야 한다. 때로는 주변 상인이나 경찰에 쫓겨 공연을 접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무명의 연주자에게 길거리는 소중한 무대이다. 제법 이름 있는 뮤지션들에게도 버스킹은 팬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전문장비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끼와 기량을 대중에게 펼쳐 보일 수 있는 거리공연은 관람객 입장에서도 부담 없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 해방구이다. 젊음의 열기와 예술적 영감이 흥청거리는 거리공연의 현장을 카메라로 들여다본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이미지 크게보기동영상 신촌전철역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영국 출신 버스커 안코드 씨를 한 팬이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찍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함께 버스킹 문화가 알려지면서 관객들의 반 정도는 외국인들이다. 히잡을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 버스커의 몸짓개그에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그래도… 홍대앞 거리 상점 앞에 버스킹 금지 팻말이 걸려 있다. 소란스럽고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버스킹을 반기지 않는 업소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