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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가마솥더위에 숙면법

잠들기 4시간 전 운동 끝내고
2시간전까지만 스마트폰 사용
에어컨 20~25도로 30분 예약
과식 자제하고 명상하면 도움

- 새벽 리우 응원뒤 수면보충

흥분하면 밤운동 한 것과 같아
가급적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
불 끈 거실서 봐야 잠들기 쉬워
노인·환자는 홀로 관전 피해야

찜통더위로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밤에도 더위가 계속되는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열대야는 한여름 밤에 제일 낮은 온도가 25도 이상인 무더위로 잠들기 어려운 밤을 말한다. 밤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갈 때는 ‘슈퍼 열대야’로 부른다. 우리 몸이 잠들기 위해서는 체온이 0.5∼1도 떨어져야 하는데, 높은 온도에서는 체온을 떨어뜨리기가 어려워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8월에는 새벽 경기가 많은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경기를 관람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잠을 자야 할 새벽 시간에 깨어 있으면 그동안 규칙적으로 지켜오던 생활 방식과 신체 리듬도 흐트러지기 쉽다. 결국 낮에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이 생기는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더위도 극복하고 올림픽 경기도 즐겁게 관람하면서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는 방법을 알아두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보자.


◇열대야 극복, 기온과 습도가 핵심=열대야 현상이 이어지면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 불쾌지수가 높아지므로 무엇보다 기온을 낮추고 습도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을 취하기 적절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20도 정도가 적당하다. 이보다 너무 높거나 낮아도 수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습도는 40∼60%가 적당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해주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어두운 조명에서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밝은 빛은 피하는 게 좋다. 에어컨 타이머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맞춰 놓고 온도는 20∼25도로 설정한 뒤 20도 이하로 내려갈 때 자동으로 꺼지는 에어컨을 사용하면 편하다. 20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오히려 냉방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온도를 20∼25도 사이에 맞춰 놓고 타이머를 사용하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으면 전기요금 부담도 있지만, 호흡기 계통을 건조하게 해 각종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드물지만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수면 위생, 즉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활태도를 확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수면 상태 유지=격렬한 운동은 취침 4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잠잘 때는 부교감신경이 더 흥분돼야 하는데, 운동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발산시켜 체온 상승과 함께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우리 몸의 에너지를 보존하고 내부 안정성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부교감신경은 낮에 있던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부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이 좋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0.5∼1도 낮춰 주는 것도 잠들기에 좋은 방법이다.

평소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저녁에는 흥분을 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더위를 쫓는다고 공포영화를 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 명상이나 점진적인 이완 요법 같은 이완 훈련이 도움이 된다.

과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운 경우에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수분이 많은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는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밤에 화장실에 가느라 잠을 깰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의 발생을 방해하는 만큼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올림픽 응원 ‘올빼미족’도 잠 보충해야=올림픽의 주요 경기가 새벽에 많이 열리는 만큼 새벽까지 TV 앞을 지키는 올빼미족들은 수면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오전 4∼5시 경기를 보려면 최소한 5∼6시간 이상 잘 수 있도록 일찍 귀가해 오후 9∼10시쯤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응원하면 정신적·심리적으로 흥분해 밤늦게까지 운동하는 것과 같아 수면에 방해가 된다. 따라서 밤늦게 TV를 시청할 때에는 가급적 흥분하지 말고 편안하게 보도록 노력하자.

TV 시청 중이라도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자리는 오직 잠을 위한 장소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으므로 침실에서 TV를 시청하는 것은 자제한다. 경기가 끝난 후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면 주위를 어둡게 해 끝난 뒤 바로 잠이 들기 쉽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음 날 아침에는 수면 부족으로 피곤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자가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많이 피로해 업무 효율이 떨어지면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혈관계 질환인 협심증과 중증고혈압, 뇌졸중 과거력, 당뇨병을 갖고 있거나 75세 이상의 노인은 만약을 대비해 혼자서 관람하기보다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올림픽이나 열대야로 평소 생활습관이 규칙적이었던 사람들도 과음하거나 체중이 불어나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본인의 의지를 굳게 갖고, 이 기간이 최대의 ‘유혹 기간’임을 인정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주신 분들=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신철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