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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권노갑(얼굴)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전면에 나섰다.

올해 85세인 그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4·29 재·보선에 출마한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문재인 대표를 적극 돕고 있다. 문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동교동계가 ‘좌장’의 문 대표 돕기에 집단 반발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지난 2000년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정풍운동으로 인해 2선으로 물러났던 권 고문이 ‘구원(舊怨)’을 풀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권 고문은 9일 “개인보다 당을 앞세워야 한다(선당후사·先黨後私)”며 광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보 지원 활동에 들어갔다. 권 고문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당 후보를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선당후사는 권 고문의 영원한 동지이자 정치 스승이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다. 권 고문은 자신의 묘비에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권노갑’ 17자만 새겨 넣으라고 할 정도로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따르고 싶어 한다. 권 고문이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살리는 것은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등 계파 싸움으로 골병이 든 당을 구해내는 것이다. 이런 계파 싸움은 천·정 전 의원 탈당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야권 분열로 또다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기 위해 노구를 일으킨 권 고문이 당을 살리는 길은 이번 선거를 통해 계파 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류 6, 비주류 4’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동교동계가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지분을 얻으려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권 고문과 동교동계가 강조해 온 선당후사 정신이 시험대에 올랐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