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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외교가에서는 2013년 2월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사임하자 소문이 퍼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에 마크 리퍼트(얼굴)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는 백악관의 대니얼 러셀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에게 돌아갔다. 그해 5월 리퍼트는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영전했다.

30일 부임한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아태지역 요직에 항상 이름이 오르내렸다. 2005년 일리노이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 대통령과는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2008년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입안했던 가신 그룹 중 핵심 인사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해 NSC 수석 보좌관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대통령의 1 대 1 농구 친구이기도 하고, 농담과 격론을 주고받는 막역한 사이다. 2007년 네이비실 정보장교로 이라크전 참전 때 당시 오바마 상원의원이 ‘보고 싶네 형제’라고 보낸 문자는 둘의 관계를 말해주는 일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곁에 두고 싶을 그를 한국으로 보낸 이유가 궁금해진다. 원래 리퍼트 대사는 아시아에 관심이 많았다. 중국 베이징(北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중국어도 배웠다. 한국은 1973년생, 올해 41세의 대통령 최측근 젊은 인사에게 적합한 역동적 국가이기도 하다. 미묘한 미·중 관계의 최접전에 위치해 있고, 까다로운 북한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 한·일 갈등으로 얽힌 한·미·일 삼각동맹을 원만하게 풀어야 하는 숙제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 참전 장교에, 행정부를 두루 거친 그에게 대사 경험은 미래의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