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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만 입는다고 젊어 보였던 시대는 끝났다. ‘미중년’ ‘꽃중년’도 흔해졌다. 이젠 ‘뱀파이어(늙지 않는 연예인들에게 붙이는 별명)’ 소리라도 들어야 명함을 내민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청바지 하나를 골라도 ‘어떻게’ 입느냐이다. 어설프게 20∼30대를 따라 했다간 일명 ‘패테(패션 테러리스트)’만 되기 십상이다. 일터에서 착용해도 편안하고, 젊은이의 거리를 다녀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며, 쌀쌀해지는 가을·겨울에 입어도 따뜻한. 꽃중년을 위한 ‘진(jean)’의 세계로 안내한다.

◆ 앞 27㎝·뒤 40㎝ … 가장 편한 길이

최근 젊게 입는 남성들이 늘어나자,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남성복 브랜드에서도 청바지를 핵심 아이템으로 대거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수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최근 남자들이 가장 편안해 하면서도 폼나는 밑위 길이를 찾아냈다. 이 길이가 너무 길면 ‘아저씨’처럼 보이고, 또 너무 짧으면 당장 벗어버리고 싶을 만큼 괴롭기 때문.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이 추천하는 최상의 밑위 길이는 앞 밑위(지퍼부터 십자선 끝까지의 길이) 27㎝, 뒤 밑위(엉덩이 위 허리부터 십자선 끝까지의 길이) 40㎝. 여기에, 오래 입고 있어도 갑갑하지 않고, 또 무릎이 튀어나오는 것까지 방지할 수 있는 스트레치 소재를 고르면 안성맞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의 청바지(오른쪽 위 사진)는 사이즈 39까지 출시된다. 누구에게나 ‘젊은 오빠’가 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 최고은 갤럭시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는 “청바지 위에 니트 소재의 스웨터를 입고, 재킷과 패딩 베스트로 마무리하면 훌륭한 출근길 스타일링이 된다”며 “올해는 ‘올 블랙(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통일하는 것)’ 패션이 주목받고 있으니 블랙 컬러의 데님과 스니커즈를 매칭하면 품격있는 ‘꽃중년’으로 거듭나기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 “클래식이 좋아”… 기본으로 돌아가라

트렌드에 발맞춘 스타일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청바지 ‘본가’를 기웃거려보자. 유행과 상관없이 어느 복식에도 잘 어울리는 청바지를 오피스룩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리바이스에서는 최근 과거 출시됐던 청바지의 핏과 소재, 세부 디자인을 완벽하게 재현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일명 ‘리바이스 빈티지 클로딩’.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였던 ‘스트레이트 핏 501’도 이 과정을 거쳐 다시 판매되고 있다. 1983년 이전에 생산된 청바지를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해 내는 게 특징인데, 녹슨 구리 리벳(뜯어지기 쉬운 부분을 고정하는 장식), 얼룩덜룩한 기름 때까지도 담아내 눈길을 끈다.

스키니진(몸에 딱 달라붙는 디자인)은 부담스럽지만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는 ‘오빠’는 슬림한 라인에 발목을 살짝 드러내는 ‘511슬림’(오른쪽 아래)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올해 새롭게 출시된 이 제품은 시중 스키니진보다는 편안하면서도 몸을 날씬하게 포장해준다. 허벅지부터 무릎까지는 슬림하고, 발목은 테이퍼드 형태(점점 좁아지는 디자인)이다. 리바이스는 보온성을 높여 겨울에도 입을 수 있는 ‘웜진’을 출시해 매년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 눈 딱 감고 그냥 “강동원 청바지 주세요”

‘엉덩이가 예쁜 남자’ 수위에 드는 배우 강동원. 그가 날렵한 몸을 드러내며 청바지를 입고 목공작업을 한다. 유니클로에서 출시한 이 청바지는 그동안 고가의 프리미엄 진 브랜드에서만 사용한 셀비지(selvedge)소재를 사용했다. 입을수록 늘어나는 게 아니라, 입을수록 멋스러워지는 게 최대 장점. 자연스럽게 탈색되고, 주름이 생기고 워싱 흔적이 쌓인다.

이 소재 청바지는 구직 방직기로만 생산이 가능한데, 이 직기 관리가 가능한 장인이 적어 요즘 더욱 희소성 있는 데님이다. ‘셀비지 진’이라는 말이 어려우면, 그저 “강동원 청바지 주세요”하면 된다는 게 유용한 쇼핑 팁. 여기에 날렵한 실루엣의 옥스퍼드 셔츠를 입고 보온성이 뛰어난 니트, 마지막으로 견고하며 중후함이 느껴지는 피코트(19세기 영국 해군 선원용 코트를 본떠 만든 길이가 짧은 코트)를 매치하면 출근 복장으로도 손색없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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