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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선 필즈상 외에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가우스상(Carl Friedrich Gauss Prize), 천상(Chern Medal Award)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이들 상 수상자는 수리정보과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이들로, 수학의 대중화에 공헌한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릴라바티상(Leelavati Prize)은 유일하게 폐막식 때 시상식이 열린다. 이들 수상자는 저마다 수학 분야에서 독특한 업적을 일군 ‘수학의 괴짜’로 평가된다.

◆네반리나상-수브하시 코트(Subhash Khot) 미국 뉴욕대 쿠랑연구소 컴퓨터학과 교수

네반리나상은 수리정보과학 분야에 크게 공헌한 수학자 1명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197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제18차 ICM 당시 명예위원장을 지낸 핀란드 출신 수학자 롤프 네반리나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인도 출신인 코트 교수는 계산복잡도이론(computational complexity theory) 분야에서 유일게임예측(unique games conjecture)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일게임예측이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가운데 가장 간단한 것으로 보이는 문제에 대해 적당한 시간 내에 근사치 답을 찾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추측을 바탕으로 연구에 집중해 계산복잡도이론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우스상-스탠리 오셔(Stanley Osher) 미국 UCLA대 교수

가우스상은 19세기 독일의 수학자이자 기하학, 대수학 등의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의 이름을 붙여 만들어졌다. 199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3차 ICM때 남긴 이윤을 통해 제정된 상이다. 미국 출신으로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오셔 교수는 고등수학을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적용, 해결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공학자 및 응용과학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등위집합방법·영상복원이론·압축센싱이론 등 과학·공학계의 여러 난제를 빠르게 풀 수 있는 수학적 방법을 제시했다. 오셔 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1992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폭동이 발생했을 때 범죄자 식별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천상-필립 그리피스(Phillip Griffiths) 프린스턴 고등연구원 명예교수

이전 대회인 2010년 제26차 인도 하이데라바드 대회때 처음 생긴 천상은 중국 출신의 미국 수학자 천성선(陳省身)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 상의 특징은 상금이 50만 달러(약 5억1600만 원)로 제정된 상 중 가장 많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학자인 그리피스 교수는 1962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UC 버클리·프린스턴·하버드대 교수를 역임했다. 그가 속한 프린스턴 고등연구원은 세계 최고의 이론과학연구소로 꼽힌다. 그리피스는 복소기하의 초월적 방법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가운데 하지(Hodge)이론과 대수다양체의 주기에 대한 연구는 후배 수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제자인 조세프 해리스와 같이 쓴 ‘대수기하의 원리’는 수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릴라바티상-아드리안 파엔자(Adrian Paenza) 박사

이 상은 인도의 수학자인 바스카라가 지은 수학책인 ‘릴라바티’에서 따온 것으로, 수학의 대중화에 공헌한 수학자에게 주어진다.

아르헨티나 출신 수학자인 파엔자 박사는 1979년 부에노스아이레스대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대학 교수로 부임해 2002년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수학을 가르쳐 왔다. 그는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대중과 함께 나누겠다는 목표 아래 여러 권의 수학책을 썼다. 이 가운데 ‘수학아… 너, 거기 있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3년부터 아르헨티나 공영방송 TV 퍼블리카에서 ‘아르헨티나의 과학자들’이라는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09년부터는 매주 30분씩 ‘파이 때문에 바뀌는 삶’이라는 수학 대중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