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외한 북한군 3대 요직은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부장, 총참모부장이다. 북한은 병사들의 사상을 총괄하는 총정치국과 군수·사업을 관장하는 인민무력부, 군사작전을 맡는 총참모부를 축으로 군을 통제한다.

보통 국가의 경우 군이 행정부 안에 소속돼 있으면서 ‘국가 방위’의 역할에 집중하는 데 반해 북한은 ‘선군(先軍)정치’하에서 군이 사회 전반의 전위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북한군 내에서도 군사작전을 맡는 총참모부보다 총정치국의 위상이 더 높다. 현재 총정치국장은 황병서 차수며, 인민무력부장은 장정남 대장이 맡고 있고 총참모부장은 리영길 대장이다.

총정치국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당중앙위원회 소속 정치지휘기구로 설치됐다. 총정치국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대 후반부터 군의 중심적 역할을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초대 총정치국장은 독립운동가이자 김일성에 의해 숙청당한 박헌영이었다. 총정치국장의 권력이 강해진 것은 북한군 내부 통제 때문이다. 총정치국이 군의 정치사상 통제를 비롯해 지휘관들의 인사 문제 및 노동당 입당 여부를 심사하며 ‘최고사령관을 위한 군대’를 만드는 역할을 주관하면서 인민무력부장은 평시 정규군의 각종 사업과 군수업무를 관장한다. 인민무력부는 군사 지휘권을 갖고 있지 못해 권한은 제한적이나 군사외교 업무를 수행하면서 군수 사업을 담당해 각종 이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는 최고사령관의 실제적인 군령(軍令)권을 집행하는 군사집행기관이다. 총참모부는 각종 군사전력 및 군사작전을 수립·집행하는 역할을 맡으며, 실질적으로 야전군을 지휘한다.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부장 중에서는 민간 출신이 다수인 데 반해 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부장은 군 출신이 대부분이다. 3대 최고 요직 외에도 한국군의 수도방위사령관에 해당하는 평양방어사령관도 요직으로 꼽힌다. 평양방어사령관은 평양 방위를 총괄하며, 김정은 일가의 혈족이나 충성심이 높은 인물이 맡아 와 숙청을 당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검증된 인물들이 거쳐 갔다. 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