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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들은 이상무(65)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농식품부가 배출한 ‘3대 천재’ 중 한 명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사장의 장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데다, 치밀한 논리와 세심한 업무관리 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정통관료로서 농업계에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지만, 애초엔 공무원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법대 진학을 희망했던 조부의 뜻에 따라 행시를 치러 합격했고,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 후 처음엔 과학기술 관련 부처에 배치받았지만 삼촌의 뜻에 따라 거의 반강제적으로 농림부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고와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수료했으며,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1년 농림부 기획관리실 행정사무관으로 농정업무를 시작한 후 농림수산부 농업금융과장, 농업구조정책국장, 농어촌개발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치는 동안 30년 가까이 한국의 주요 농업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 핵심 농업관료라는 평을 받았다.

이 같은 농정 정통관료로서의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주필리핀 대표, 일본 교토(京都)대 초빙교수, 경북대 초빙교수, 중국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 부설 동북아농업개발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FAO한국협회 회장, 아시아태평양농업정책포럼 의장, 중국 런민(人民)대 객좌교수, 세계농정연구원 이사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 농어촌추진단’ 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농업분야 대선공약 마련을 주도했다.

무궁화 예찬론자인 그는 무궁화를 대중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선 나무로 분류된 무궁화를 화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사당 내에 왜 무궁화가 없느냐”며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공관으로 가는 길 양편에 무궁화를 심자는 건의를 했다고 한다. 전국 곳곳에 조성되는 혁신도시의 가로수로, 공원의 조경수로, 공공기관의 정원수로 무궁화를 심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이 사장은 1998년 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이후 공무원 사회의 ‘관료주의적 행태’를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과거의 잘못된 관습을 타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작업이 스마트워크의 정착이다. 거기에는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자발적으로 신나게 하면, 관료주의는 저절로 없어진다는 이 사장의 소신이 배경에 깔려 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