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불법 포획 논란에 휩싸인 서울대공원 돌고래의 공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서울대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포획 논란이 일고 있는 돌고래 3마리를 방사 또는 보호조치하는 한편, 돌고래쇼도 19일부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에 동원돼온 돌고래는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다.

시는 돌고래 중 13살인 ‘제돌이’의 경우 1년간 야생방사 적응 훈련을 한 후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방사 시점은 야생적응 방사장 설치 공사와 훈련 기간을 고려해 오는 2014년 3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돌이를 야생 방사하는 데 총 8억7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나머지 ‘금등이’와 ‘대포’ 등 두 마리는 돌고래 평균수명인 약 20년을 산 노령이라 방사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조만간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 100명과 돌고래 공연 존폐 여부에 대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방사예정인 돌고래 1마리를 해군기지가 건설 중인 제주 구럼비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박 시장은 “돌고래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정마을 앞바다에 돌고래가 많이 살고 지나가기도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 시장의 언급에 대해 일각에선 돌고래 방사를 통해 동물보호론자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동시에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야권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정민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