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민업무와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소위 ‘힘있는’ 중앙정부부처들이 예산 및 인사 청렴도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무원에 대한 금품·향응 제공이 고액화하는 등 공직사회의 부패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청렴위원회는 18일 중앙행정기관, 공직유관단체, 지방교육청 및 지방 자치단체 등 33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07년도 청렴도 측정’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청렴위가 올해 처음 실시한 예산과 인사 청렴도 조사 순위에서 대민업무 부처나 인·허가권을 가진 부처들이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대국민·대기관 청렴도는 2006년 7월~2007년 6월 해당기관의 민원인 9만여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으로 실시했고, 청렴 역량 및 내부업무 청렴도 조사는 공무원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인사 청렴도 부문에서는 보건복지부가 4.31(10점 만점)로 29개 중앙행정기관 중 꼴찌를 차지했다. 다음은 건설교통부(4.62)와 행정자치부(5.34) 순이었다. 최상위권에는 금융감독위원회(9.78)와 비상기획위원회(9.76), 중앙인사위원회(9.73)가 차례대로 1~3위를 차지했다.
　
예산 청렴도에서는 외교통상부가 6.96으로 최하위로 나타났다. 또 문화관광부(7.21)와 행정자치부(7.28)가 그 뒤를 이었다. 최상위권에는 금융감독위원회(9.82), 비상기획위원회(9.80), 여성가족부(9.66) 등이 포진했다.
　
한편, 공무원에 대한 금품·향응 제공률은 지난해 0.5%로 2006년 0.7%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공자의 평균 금품·향응 제공 횟수는 3.26회에서 3.46회로 늘어났고, 액수도 102만원에서 151만원으로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패구조가 구조화·은밀화하고 있다는 게 청렴위의 분석이다.
　
또 공무원 사회의 청렴도는 대체적으로 상승 추세를 나타냈으나, 유독 시·도 교육청은 청렴도가 2006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품향응 제공률도 1.1%로 전체 평균(0.5%) 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데다, 학교급식관리의 청렴도가 7.89점, 현장학습관리(수학여행,수련회) 청렴도가 7.25점에 머무는 등 교육 일선현장의 부패가 아직도 심각하다는 응답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