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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역사와 구스마오

엄주엽 기자
엄주엽 기자
  • 입력 2005-08-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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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열도의 티모르 섬 동반부에 위치한 동티모르는 가장 최근까지 유럽과 일본 제국주의, 남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해온 인도네시아가 번갈아 철권 식민지배를 펼치면서 근·현대사의 살육의 현장으로 방치됐던 쓰라린 역사를 지니고 있다. 주변열강의 각축 속에 식민지배와 역사의 굴곡을 경험한 한국과는 여러면에서 동병상련을 느끼게 하는 나라이다.

유럽의 식민지 개척기인 1520년 포르투갈이 처음 티모르 섬에 침공한 이래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이 이 섬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1945년에는 일본에 강점되어 6만여명이 살해당하기도 했다.

1978년에 가서야 당시 동티모르를 지배하던 포르투갈이 식민 통치 종식을 선언, 독립운동 조직인 프레틸린이 내전에 승리하면서 그해 11월28일 마침내 ‘동티모르 민주공화국’의 건국을 선포했다.

그러나 새 나라를 수립한 지 불과 9일 만인 같은 해 12월7일 수하르토 정권하의 인도네시아에 무력으로 강점됐고, 그들은 침공 2개월 만에 동티모르 전체 인구의 10%에 이르는 6만여명을 학살하는 등 납치·고문·강간·즉결처분 등의 반인륜 행위를 자행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정권과 유착된 미국 등 강대국들의 침묵과, 평화적 독립운동을 벌인 프레틸린의 온건투쟁 노선에 가려 그들의 피의 역사는 제대로 외부에 드러나지 못했다.

1991년 인도네시아군의 계획적인 발포로 500여명이 죽거나 실종된 ‘딜리 대학살사건’이 미국언론에 의해 전세계에 알려지고 1996년 독립운동 지도자인 카를로스 펠리페 시메네스 벨로 주교와 주세 라모스 오르타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동티모르 사태는 비로소 국제 사회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됐다.

1998년 5월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의 붕괴를 계기로 2002년 4월에 실시된 초대 대통령선거에서 독립운동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가 선출되면서 동티모르는 수백 년에 걸친 식민주의의 족쇄를 풀어헤치고 마침내 완전 독립했다.

1946년 동티모르 마나투토에서 태어난 구스마오 대통령은 1974년 ‘티모르 레스테’라는 독립운동 매체의 발행책임자를 지낸 뒤 레지스탕스 투쟁을 선언, 1981년에는 민족해방군 총사령관에 선출되는 등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그는 2000년 1월 동티모르 저항협의회(CNRT) 의장의 신분으로 방한한데 이어 2002년 6월 대통령의 신분으로 방한했고 사하로프 인권상(1999년)과 제2회 광주인권상(2000년)을 수상했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부시절 동티모르의 독립을 위한 국제 사회의 여론 조성에 앞장선 것은 물론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건국 이래 처음으로 피억압 약소민족의 독립 과정에 개입하는 경험을 갖게 한 나라가 동티모르이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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