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2학년 재학생들의 집단 자퇴가 3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31일 서울시교육청과 전국의 특목고들에 따르면 과학고의 경우 이날 현재 전국15개교 2학년생 1천518명중 20.2%인 306명이 내신성적의 불리함을 피해 검정고시에응시하기 위해 자퇴신청서를 내고 학교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퇴생수가 가장 많은 서울과학고는 2년생 180명중 67명이 이미 학교를 떠났고한성과학고도 이날 현재 58명이 자퇴신청서를 냈다.

지방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대구과학고는 120명중 절반에 육박하는 56명이 검정고시 준비를 위해 학교를 그만뒀고 부산과학고는 180명중 31명, 대전과학고는 90명중 24명이 각각 자퇴신청을 했다.

이밖에 충북과학고(22명)와 광주과학고(20명),경북과학고(9명),전북과학고(7명),전남과학고(6명) 등에서도 자퇴생이 속출했다.

과학고 2년생은 집단 자퇴와 함께 전체의 28.4%인 431명이 과학기술대로 진학이확정돼 있어 학년초 재학생의 절반 가량만이 학교에 남게 됐다.

외국어고의 경우 과학고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서울 한영외고의 경우 이달들어서만 37명이 자퇴하는 등 428명중 52명이 자퇴했고 명덕외고와 대원외고도 각각 12명, 11명이 중도에 학교를 그만뒀다.

2001학년도 대입에 응시할 이들이 내년 7월말로 예정된 대입 검정고시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 공고일(2000년 5월말 예정) 6개월전인 11월까지는 자퇴해야한다.

특목고 학생들의 집단자퇴는 내신성적의 불리함을 피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통해대학입시에 응시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97년 비교내신제가 폐지된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수능 고득점 예상자들인 이들이 학교에 계속 남아있을 경우 같은 학교안에서다른 학생들과의 상대평가를 통해 내신등급을 매기는 반면, 검정고시를 치렀을 경우엔 수능성적에 따라 내신등급을 매기게 되기 때문에 자퇴하는 것이 유리하게 된다.

한 특목고 관계자는 "현재의 불합리한 대입제도가 특목고 학생들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며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적성이 선발의 기준으로 도입되는 2002년 입시부터는 집단자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