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자선산부인과 원장 박성구씨

“仁術(인술)을 펼치는 의사들은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의사들에게 호쾌하게 내닫는 경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효약입니다.”
사단법인 서울마주협회 부회장이며 자선산부인과의원 원장인 박성구 마주(57)는 온몸으로 경마를 사랑하는 ‘호스(Horse)맨’이다. ‘경마’의 ‘경’자도 몰랐던 그가 마주자격을 획득한지 4년이 지난 지금 어느누구보다 열렬한 ‘경마예찬론자’가 된 것은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말한다.
“마주가 된 다음 어떻게 마권을 구입하는지 몰라 단승식 마권구매표에 복승식을 표시해 틀린 마권을 놓고 적중한 것으로 알고 함성을 지른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박성구 마주는 현재 7두의 경주마를 소유하고 있다.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장군봉’(호주산 거세마 4세)을 비롯하여 ‘세심팔경’(아일랜드산 암말 6세) ‘명장’(뉴질랜드산 거세마 5세) ‘뉴에이원’(영국산 거세마 5세) ‘원당여왕’(한국산 암말 4세) ‘고대산’(뉴질랜드산 거세마 9세) ‘대마력’(호주산 거세마 5세)등이다.

“장군봉은 세계적 명혈인 미스터 프로스펙터의 손자인데다 생김새도 빼어나 특별히 애정이 갑니다. 또 지금은 노쇠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92년도에 서울경마장을 주름잡던 ‘고대산’도 항상 옆에 두고싶은 경주마입니다.” 박성구 마주는 병원 일로 바쁜 와중에서도 자주 경주마들의 새벽훈련을 참관한다. 자식과 같은 말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며 건강을 다지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마주상은 스스로 말 생산자가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계의 유명한 마주들을 살펴보더라도 직접 생산목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국산 경주마를 생산하는 일은 경마발전은 물론이고 국가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레이스에 경주마를 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는 일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박성구 마주는 많은 마주들이 생산에 참여토록 솔선 수범하고 있다. 그는 친척인 김광동 마주(향림재활원 이사장)와 함께 경기도 이천에 ‘우신목장’을 만들어 우수 국산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신목장에서 관리하는 씨암말은 ‘그레이렌’‘동해’‘금슬’‘쾌재’‘가미노라이트’‘라우라조’‘노래가락’‘바바리아’‘아흔아홉칸’‘노던드림’‘연승선호’등이다.

이중 ‘가미노라이트’와 ‘라우라조’는 5공시절 일본정부가 한국마사회에 기증했던 씨암말을 사들인 것이고 나머지 씨암말들은 3년이상 경마를 즐긴 팬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경주마들이다.
“경마의 본질은 레이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질좋은 경주마 생산을 통한 축산업의 발전에 있습니다. 레이스는 단지 좋은 경주마를 가려내는 검증수단에 불과합니다. 세계의 경마산업은 이러한 본질에 입각해 발전해왔습니다.” 그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경마를 시행하는 마사회 등이 국민들의 마권구입을 통한 수익에만 너무 신경쓰지 말고 국산마생산 진흥정책 등 보다 본질적인 경마산업 육성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마주협회 부회장으로 4백여명 마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박성구마주는 마주들의 친목단체인 ‘청마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본업인 의사와 관련해서는 서울대의과대학총동창회 사업이사, 대한산부인과학회 서울지회부회장,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 용산구의사회 회장 등을 맡고있다.
(박성구:자선산부인과 원장)
<金文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