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났지만 생환 이어져

내전으로 청년층 대거 해외도피
향후 구조·재건에는 난관 예상

지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강진 타격을 입은 미얀마에서 실종자들의 생환이 이어지고 있다. 구조대원과 주민들의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내전으로 청년층이 대거 해외로 도피한 상태여서 향후 구조활동은 물론 재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일 AP에 따르면 수도 네피도에서 건물 잔해 더미에 매몰됐던 63세 여성이 지진 발생 91시간 만에 구조됐다. 골든타임은 지났지만 다른 생존자들도 지진 피해가 컸던 만달레이와 네피도 등에서 구조되고 있다. 미얀마 소방당국은 지진 발생 나흘 동안 만달레이에서 403명을 구조했고, 259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군부 최고 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은 네피도 구호기부포럼에서 2일 기준 2719명이 사망했고, 452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441명이라고 미얀마 국영방송 MRTV가 전했다. 민 아웅 흘라잉은 전날 TV 연설에서 사망자 수가 3000명을 넘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사망자는 증가 중이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만달레이는 ‘황금의 도시’에서 ‘죽음의 도시’로 바뀌었다. 미얀마 제2의 도시이자 마지막 왕조 꼰바웅 왕조의 수도였던 만달레이는 3500여 개의 불탑이 세워진 도시다. 하지만 이번 강진으로 시신을 쌓아놓고 화장해야 할 정도로 시체 악취로 가득한 상황이라고 BBC는 짚었다. 만달레이의 주민들은 식량과 식수를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 만달레이의 마하웅마이 지구에 사는 한 주민은 BBC에 “많은 주민이 거리에서 텐트도 없이 노숙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전이 계속되고 있어 도시 재건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023년 10월 아웅산 수지 여사를 추종하는 민주화 세력이 주축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연대해 군부와 내전에 돌입했다. BBC는 “내전으로 350만 명이 넘는 인원이 피란을 떠났다”며 “이 중 수천 명이 젊은 세대로 강제징집을 피해 해외로 도주했다”면서 구호활동과 국가 재건을 도울 사람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