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보안 카메라에 잡힌 여객기와 헬리콥터 공중 충돌 장면. AP 뉴시스

지난 1월 군용헬기와 여객기 충돌로 70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던 미국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주변에서 29일(현지 시간) 여객기와 전투기가 근접 비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미 공군 T-38 탤론 전투기가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향해 날아가던 때에 미니애폴리스행 델타 항공 여객기가 공항 이륙 허가를 받았으며, 이에 대해 미 연방항공청(FAA)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델타 여객기는 오후 2시 55분쯤 게이트를 출발했고, 조종실은 오후 3시 15분쯤 관제실에서 이륙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륙 직후 여객기 시스템이 인근 다른 항공기를 감지, 교통 충돌 방지 시스템 경고를 받았다. 경보 시스템은 주변에 항공기가 너무 가까이 있을 때 한 대는 상승, 한 대는 하강하도록 지시해 공중 충돌을 막도록 설계됐다. 이후 관제실은 여객기와 전투기 모두에 시정 지시를 내렸다.

델타 측은 파일럿이 지시에 따라 항공기 조종 절차를 이행했다며, 비행 검토에 있어 규제 당국 등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승무원 5명, 승객 131명을 태운 여객기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그러나 에이미 클로부셔(미네소타·민주당) 상원의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왜 군 항공기가 미세소타 주민들로 가득 찬 여객기 500피트 아래를 날고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월 29일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충돌해 67명이 숨진 바 있다. FAA는 이후 레이건 공항 일대에 비필수적인 목적의 헬기 비행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등 안전 강화 규정을 마련했지만, 이번엔 전투기와 민항기가 부딪칠 뻔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