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찰-시민단체에 둘러싸인 트랙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경찰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를 둘러싼 채 시민단체 회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농, 화물차에 실어 ‘위장진출’
경복궁 등 전면통제·교통 혼잡
경찰, 지게차 등 투입 견인 나서

민주노총, 내일 총파업 선언 등
尹탄핵 찬반 집회 갈수록 격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동원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 1대가 26일 오전 남태령을 벗어나 서울 광화문으로 진출, 오전 내내 경찰과 대치하며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정치적 혼란에 대형 산불 등 자연재해까지 더해져 국가적 위기 상황이 조성되고 있지만, 민주노총 등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총파업을 오는 27일 벌이겠다며 헌법재판소를 향한 압력 행사에 나섰다. 탄핵 반대 단체들도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각하·기각을 촉구하는 1인시위와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어 탄핵 찬반 진영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이날 경찰은 오전 4시 15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전농 소속 트랙터를 발견, 기동대와 지게차를 투입해 견인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전농과 탄핵 찬성 시위 참가자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길을 막아서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이 차벽 뒤로 트랙터를 이동시키려 하자 시위대가 트랙터를 사수하겠다며 돌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경찰이 견인을 저지하는 비상행동 공동상황실장을 연행하고, 농민과 활동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서울 도심에서 기습 트랙터 시위가 벌어지면서 이날 오전 6시 44분쯤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부터 통인시장까지 자하문로가 전면 통제됐다.

해당 트랙터는 지난 25일 전농의 ‘전봉준투쟁단 서울재진격’ 집회에 참여했다가 서초동 남태령고개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밤사이 우회로를 거쳐 서울 도심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농은 트랙터와 트럭 수십 대를 동원해 행진과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앞서 법원과 경찰은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전농이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고 집결하자 경찰은 남태령고개에 차벽을 치고 막아섰는데, 전농 측은 밤샘 대치를 이어가다 이날 오전 대부분 해산했다.

이 와중에 민주노총 등은 헌재가 26일까지 선고 일정을 결정하지 않으면 27일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헌재가 선고일을 지정할 때까지 매주 목요일 총파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일부 대학생들도 ‘동맹휴강’의 방식으로 함께하기로 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기록적 산불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력 대처에 나서고 있는데, 탄핵 찬반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와 파업을 벌일 경우 국가적 혼란과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재연·노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