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26일 오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맞먹을 정도로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입법부를 장악한 야당 대표의 피선거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1심 취지가 유지되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조기 대선이 실시되더라도 출마할 수 없다. 서울고법 재판부의 심리를 종합하면, 1심 판결을 뒤집을 정도의 확고한 사정 변경은 없어 보인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의 골프, 백현동 특혜 개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협박 주장 등이 쟁점인데, 2심 판결의 실질적 고려 사항은 1심 형량에 대한 선처 여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점에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의 배임 재판에 증인으로 두 번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가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이 대표가 지난 21일 재판에 나오지 않자 과태료 경고를 했다. 그런데도 24일 재판에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했고, 재판은 6분 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28일과 31일에도 증인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이 대표는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기각된 데 대해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 “일반 국민은 경범죄처벌법을 어겨도 다 처벌 제재를 받는다”고 했는데, 자신에게 해야 할 말로 들린다.

더 기막힌 일은, 이 대표가 법정 출석 대신 광화문 인도에 설치된 천막당사 현판식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사실이다. 천막당사는 도로법상 관할 지자체 허가 없이 설치된 불법 시설물이다. 불법 천막당사 회의에서 이 대표의 무죄 주장이 쏟아진 것도 블랙코미디다. 이런 불법을 자행하면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을 국민은 어떻게 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