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날 인공지능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과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경영 목표를 밝혔다. 뉴시스

■올 첫 주총서 ‘기본·성장’ 강조

한종희 “기존사업 초격차 다지고
로봇·메드텍 등 도전 이어갈 것”
전영현, 직접 ‘HBM 전략’ 발표
반도체 전문가 보강 안건도 통과

수원=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최지영 기자

국내 증시 침체로 좌불안석인 국내 주요 기업 CEO들이 19일 주주들과 만나 기업 가치를 높이고 초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지지를 모으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과거 여러 번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며 적극적 M&A 전략도 불사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고 경영진이 최근 임원진을 대상으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할 때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앞으로 삼성전자가 과감한 성장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기관투자자·경영진 등 9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제56기 정기 주총에서 주총 의장인 한 부회장은 “2025년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면서도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의료기술)·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선 2024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직접 주주들 앞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메모리 사업부는 AI 시대 최대 수혜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세대인 HBM3E 개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6세대인 HBM4 개발 및 양산 역시 예정대로 올 하반기 내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년째 적자 상태에 빠진 파운드리 사업부는 초미세 공정에서의 수율을 대폭 끌어올려 핵심 고객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에 전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이상 사내이사),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외이사) 등 반도체 전문가를 대폭 보강하는 안건이 상정돼 통과됐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완료하고, 46파이(지름 46㎜) 배터리를 올해 1분기부터 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고 글로벌 생산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10% 수준인 핵심 부품의 글로벌 고객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