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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 채수진 화성동화중 학생

To 아빠에게.

아빠, 오랜만이야. 거기선 잘 지내고 있어? 아빠가 떠난 지 벌써 4년이 흘렀어.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아빠 많이 아팠는데, 이젠 안 아파? 괜찮아? 물어보고 싶은 건 정말 수없이 많은데, 아빠의 대답을 들을 수가 없네.

아빠가 떠나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프기만 했어. 거실에 아빠가 앉아 있을 것만 같았고, 늘 그럴 듯 내 이름을 불러 줄 것만 같았어. 그땐 아빠 얼굴이랑 목소리가 생생히 느껴졌는데…. 이젠 아빠 얼굴은 사진으로만 남았고,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시간이 흐를수록 아빠랑 함께한 작은 기억조차 모두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 생일에 맛있는 밥 한 끼 같이 먹을걸, 어버이날에 더 크고 예쁜 꽃다발 하나 선물할걸, 비 오는 날 나가서 빗소리 한 번 더 같이 들어줄걸, 더 잘해줄걸…. 매일 후회와 죄책감, 그리움에 눈물만 흘렸던 것 같아.

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 아빠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어. 수학 문제 알려 줄 선생님 같은 아빠도 없고. 따끔한 말과 훈육으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준 인생 지도자 같던 아빠가 없으니까 세상이 두렵기도, 많이 그립기도 했어. 그때마다 내 옆에는 없어도 항상 내 마음속 선생님 같은, 인생 지도자 같은 아빠가 늘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힘차게 일어섰어.

아빠 기억나? 내가 여행 가고 싶다고 아빠가 힘든 몸을 이끌고 여행 같이 갔던 거. 또 내가 외식하고 싶다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같이 나간 거. 비 오는 날이면 항상 정자에 앉아 빗소리 들으면서 얘기 나눴던 거. 아빠와 함께했던 마지막 행복한 순간들이었던 것 같아.

아빠, 내 걱정은 너무 하지 마. 아빠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더 강한 사람이야. 세상 떠나기 전에도 내 걱정하다가 눈 감았을 우리 아빠, 이젠 내 걱정하지 말고 넓고 푸른 하늘 자유롭게 날아다녀. 아빠가 이제라도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마음속 무거운 짐은 이젠 내려놓고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저 하늘에서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 돼 있는지 잘 지켜봐.

아빠 생각나서 울고 있는 날에는 꼭 꿈에 나와줘. 아빠가 너무 보고 싶거든. 아빠는 정말 멋지고 최고의 아빠야. 곧 아빠가 좋아하는 꽃 사서 아빠 보러 갈게 정말 사랑해 아빠. 이 편지에 담긴 마음이 하늘에 있는 아빠에게 닿길 바라며.

사랑하는 아빠 딸이.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