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000명 증원 사태가 1년을 맞았지만, 해법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다음 달 의대 신입생이 등교하면 또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개혁의 한 갈래인 ‘지역 필수의료 지원’ 제도가 시행에 들어감으로써 그 효과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시범 사업에 참여할 광역 지방자치단체 4곳 공모를 시작했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8개 필수의료 분야 의사에게 월 400만 원의 근무 수당(중앙정부)과 주거 및 교통 지원(지자체)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의 하나다.

의사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8개 필수 분야에서 5년 내외 근무하는 조건으로, 우선 지역별로 24명씩, 96명의 필수의사를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울에서도 필수의료 전문의가 부족한 데다 지금도 지방 공공의료기관에서 수억 원의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뽑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른바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쏠림은 변할 기미도 안 보인다. 상반기 복귀 전공의 중 산부인과 의사는 1명뿐이었다.

그래도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 의료 살리기는 의대 증원과도 무관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다. 큰 효과가 없더라도 수가 조정 등과 병행하면서 꾸준히 실행 가능한 일을 해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더 과감한 지원 등으로 의료 정상화 불씨를 살려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