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지지층 결집’ 노리고… 민주 ‘명태균 특검법’ 속도전

여론조작·선거개입 의혹 수사
尹대통령 부부·여권인사 겨냥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와의 연루 의혹을 받는 여권 인사들을 정조준한 ‘명태균 특별검사법’을 11일 발의하고 이달 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 현실화에 대비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주요 대선 후보를 공격할 ‘실탄’을 장착하고,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내란 특검법 대체재로 활용해 진보 결집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 진상을 온전히 밝히려면 명태균 특검은 불가피하다”며 “명태균 게이트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자행한 직접적 원인이자 배경으로 지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여권 주요 정치인들과 나눈 대화가 들어있다고 한 ‘황금폰’이 비상계엄 선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주장이다.

명태균 특검법에는 재의결 끝에 네 차례 폐기된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 중 명 씨 관련 의혹 전반이 담긴다. 부정선거·여론조작·선거 개입 의혹이 핵심 수사 대상이다. 특검 후보는 제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검법에는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는 조항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주요 정치인을 수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오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 씨 의혹 관련 현안질의를 할 계획이다. 1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명 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김건희 특검과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의혹은 다국적 마약 조직이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는 과정에 세관 직원들이 편의를 봐준 혐의를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수사하자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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