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교 비극 되풀이 막자” 부산교육청, 방과후 학생 안전 강화…교사노조 “질환교원심의위 작동 시급”

이미지 크게보기 40대 여교사가 초등 1학년 8세 여아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대전 한 초등학교 담에 11일 오전 “아가 미안해” 등 내용이 적힌 추모 물품이 놓여있다. 윤성호 기자

부산교육청, 방과후 안전대책 강화
부산교사노조 "학교 안전 위한 실질적 조치 필요"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시교육청이 대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방과후 학생 안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사노조는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교육청의 대응을 보완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윤홍 교육감 권한대행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방과후 안전 대책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교육청은 오후 6시 이후에도 모든 초등학교에 최소 2명의 근무자를 배치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당장 이날부터 교장이 지정한 직원을 추가 배치하고, 향후 안전도우미를 증원해 근무자를 확충할 방침이다.

또 학생들의 방과후 동선을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알리미 시스템’ 대상을 모든 초등학교 방과후 학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돌봄교실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청은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지도 철저히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육청은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교사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심리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예산 부족으로 신청자 중 83%만 힐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올해는 예산을 확보해 모든 신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돌봄전담사·영어회화 전문강사·스포츠 강사 등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교육 인력도 희망 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최윤홍 교육감 권한대행은 "학교에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완전한 대책은 아니지만 우선 시행한 뒤,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교사노동조합은 교육청의 대책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교사노조는 "대전 초등학교 사건의 유족과 피해 학생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정신적 위기 상태에 놓인 교직원의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가해 교사는 이미 직무 수행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동료 교사를 폭행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와 같은 제도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교육청은 2022년 12월 ‘부산광역시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을 폐지하고, 상위법에 근거한 ‘질병휴직위원회’로 그 기능을 이관했다. 하지만 기존 심의위원회는 교원에 대한 직권휴직이나 직권면직을 강제할 수 있었던 반면, 현재 운영 중인 질병휴직위원회는 임용권자의 의견을 들을 뿐 강제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나 노조위원장은 "정신적 위기로 인해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는 경우, 교육청과 학교가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원 힐링 예산 증액이나 갑작스러운 병력 전수조사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학교 안전을 위해 위협적인 인물에 대한 신속한 분리 조치와 직위해제 등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조는 이번 사안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울증 등의 치료 경험이 교직 생활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하면, 결국 질환을 숨기게 되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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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교 비극 되풀이 막자” 부산교육청, 방과후 학생 안전 강화…교사노조 “질환교원심의위 작동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