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박석현 우리은행 WM 솔루션부 애널리스트

이미지 크게보기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미국 주식시장의 월등한 성적은 일부 몇몇 기업에 의해 주도된 특징을 보인다. 소위 기술 대장주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으로 일컬어지는 7개 종목(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테슬라)이 이에 해당한다.

S&P500지수 시가총액은 2022년 말 33조5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51조9000억 달러로 주가 상승과 함께 2년째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그니피센트7 시가총액은 6조9000억 달러(2022년 말), 17조6000억 달러(2024년 말)로 더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S&P500지수 시가총액 증가분에 대한 이들 7개 종목의 기여도가 2023년 62%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도 55%를 기록하며 미국 주식시장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S&P500지수(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산출) 503개 구성 종목 중 단 7개 종목이 지난 2년간 미국 주식시장 급등세를 주도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주가는 기업이익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이들 7개 기업의 두드러진 주가 상승은 그만큼 이들 기업의 실적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2022년 1조9851억 달러를 기록했던 S&P500기업 순이익은 2023년 1조9973억 달러로 0.6%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같은 기간 7개 기업 순이익은 33.5% 급증하며 7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모든 기업 순이익이 오히려 5.1% 줄어든 것과 뚜렷한 대비를 보여줬다.

이익 성장 차별화는 2024년에도 이어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월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서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S&P500기업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같은 기간 매그니피센트7은 32.0%의 높은 순이익 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반면, 7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모든 기업 순이익은 4.1%를 기록하며 제한적인 이익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결국은 이제까지 주가 움직임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던 기업이익 추이가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2025년 S&P500기업 순이익은 2조4676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1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 순이익이 6070억 달러, 7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기업 순이익은 1조8605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각각 16.9%, 11.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럴 경우 S&P500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7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23.7%에서 24.6%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업이익 변화는 올해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이 지난 2년간 두드러졌던 일부 빅테크 기업에 집중된 상승세를 이어가기보다는 상승 주도주가 다변화될 가능성을 말해준다.

한편 2025년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2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최근 2년간 큰 폭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본격화될 경우 기대와 달리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에도 두 자릿수 기업이익 성장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익 성장 전망이 유효할 경우 부정적 주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큰 폭의 관세율 인상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우려되고 있는 급격한 정책 변화가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이어지며 미국 외 지역 성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결국에는 미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관세율 인상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경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럴 경우 미국 기업이익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며, 이는 고평가 부담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높아진 미국 주식시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