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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책

사라진 여왕님을 찾아라!│프레드 베르나르 글│프랑수아 로카 그림│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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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이 납치됐다!”

어느 날 붉은 개미 부족의 여왕님이 사라진다. 탐정 개미와 조수 개미는 범인이 흘리고 간 밝은 털 한 올을 들고 여왕님을 찾는다. 원숭이, 거미, 천적인 개미핥기에게도 갔으나 그들의 털은 모두 범인의 털과 다르다.

두 개미는 숲을 황폐하게 만든 트랙을 따라 “쇠붙이 새”의 뱃속에 들어가게 되고 어딘가로 비행을 한다. “거대한 괴물”에 실려 “콘크리트 정글”까지 간 개미들은 “사각형 모양의 개미굴”로 잠입한다. 그곳에서 사자, 기린, 코끼리에게 여왕님의 행방을 묻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데 곧이어 그들이 박제임이 밝혀진다. 문명의 횡포를 반성하게 하는 공포스러운 그림이 압도적이다.

털의 주인인 “백인 인디언”으로부터 유리병 안에 갇힌 여왕님을 구하는 순간이나, 알록달록한 부리를 가진 큰부리새 코코를 타고 고래 뼈들이 매달린 천장 유리를 깨고 탈출하는 순간은 정의감과 해방감을 안겨준다.

서커스, 아쿠아리움, 박물관 등을 위해 고작 한 세기 만에 한때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지구에 살았던 많은 동물들이 멸종되었다. 새는 자유롭게 날아오를 때 비로소 새가 되는 것처럼 모든 존재는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현실의 동물들은 끝내 자기 고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림책 속에서 여왕님을 구출해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간 붉은 개미들의 활약은 꿈처럼 기쁘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처럼 슬프다.

동물원에 갈 때마다 동물원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인간이라는 사실이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이 책은 자연을 소비하거나 전시해 온 인간의 방식을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깊은 울림을 준다. 48쪽, 1만7000원.

신수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