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장우(오른쪽) 대전시장이 지난 연말 한 행사장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영세업체 긴급지원책 동시발표
충남 575억·대전 431억 투입
총 21만여명에 50만원씩 지급

농산물 도농직거래 공동추진 등
양 시도, 통합분위기 조성 나서

대전·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전·충남 통합 추진 공동선언 이후 민관협의체 구성, ‘원보이스’ 기조의 정책 공조, 핵심 고위직 인사교류, 공동 행사 추진 등 그동안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통합 분위기 조성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양 시도는 전날 연 매출 1억 원 미만 소상공인에 5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영세 소상공인 긴급지원 대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충남도와 일선 시군은 575억 원, 대전은 431억 원을 투입해 충남 12만7700여 명·대전 8만6400여 명 등 총 21만여 명의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다음 달부터 모두 동일한 지원금을 지급하게 된다.

긴급한 경제 상황 속에서 앉아서 정부 지원을 기다리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나서 영세 소상공인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양 시도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동 정책을 만들어 이례적으로 동시 발표한 것이다. 행정통합 선언 이후 사실상 첫 ‘정책 공조 사례’로 정책 공조의 폭과 깊이가 한층 확대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앞으로도 양 시도는 해외시장 개척, 일자리 박람회, 축제 상호방문, 농수산물 도농 직거래 등을 공동 추진하고 장사 및 휴양림 등 공공시설 이용요금 동일 적용 등 다양한 대책을 통해 통합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닫혔던 칸막이를 열고 문턱을 없애 한뿌리였던 대전·충남 지역 주민들의 정서적 단절감을 극복해 보자는 시도들이다.

분리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고위직인 국·과장급 인사 교류도 본격화했다. 지난 연말 충남도 소속 3급 승진자가 대전시에 파견돼 핵심요직인 경제지원국장으로 보임됐다. 대전시 소속 3급 국장급 1명과 4급 서기관 2명도 연초부터 충남도 요직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인사 교류 활성화를 통해 두 지자체 간의 ‘화학적 결합’을 꾀하자는 차원이다.

지난 연말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도 출범했다. 민관협의체는 두 지역 광역의회 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경제·사회단체 대표, 학계 전문가 등 15명씩 모두 30명으로 구성됐다. 공동위원장은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충남), 이창기 한국장애인멘토링협회 중앙총재(대전)가 맡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인 통합 논의를 시작해 민관협의체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를 통과하도록 하는 게 가장 큰 현안”이라며 “시국이 어지러워 험로가 예견되지만 오는 2026년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