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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지지율 답보’에 보폭 넓히기

박광온·박용진 등 원외 모임
김부겸·유인태 이어 두루접촉
김경수와의 만남도 계속 추진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가 다음 달 9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난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과 탄핵심판 진행으로 조기 대통령 선거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비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초일회 관계자는 22일 “초일회의 다음 달 모임에 정 전 총리를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결성된 초일회는 22대 총선에서 낙천한 민주당 전직 의원들이 속해 있는 대표적인 비명계 모임이다. 박광온·박용진·강병원·송갑석·양기대·윤영찬 전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간 초일회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야권 인사와 활발히 소통해왔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초청 연사를 불러 강연을 듣는 형태로 진행했지만, 이번 모임에선 정 전 총리의 제안으로 강연이 아닌 만찬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초일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친문(친문재인)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만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김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와 더불어 이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로 당내에서 인식되고 있다. 초일회 소속 한 전직 의원은 “김 전 지사와는 시기가 무르익으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곧바로 독일에서 귀국했던 김 전 지사는 ‘민주주의 연대, 민생경제 연대’를 제안하고, 원내·외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설날 연휴 이후 본격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비명계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이유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의 성적이 다소 신통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여당에 확실한 상대가 없는 독주 구도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지지율 30%’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 지지율도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서고 있지 못하다.

친명(친이재명)계는 비명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개진하자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논평을 통해 “작금의 정치 현실을 만든 당사자들이 반성은커녕 여전한 기득권의 태도로 가르치려 나섰다”고 발끈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