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MLB에서 19시즌 동안 3089개의 안타를 작성한 이치로는 전체 394표 중 393표를 획득, 만장일치에 1표 모자란 99.75%의 득표율을 남겼다. AP 연합뉴스

■ 전미야구기자협회 투표… 한 표 모자란 99.75%

전체 394표중 393표 획득
아시아 선수 최초로 헌액

19시즌간 2653경기 출전
타율 0.311-안타 3089개

만장일치의 ‘벽’은 높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일본), 투수 C 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를 2025년 명예의 전당 가입자로 발표했다. 이치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명예의 전당 가입자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의 투표로 뽑는다. 올해 투표엔 10년 차 이상 기자 394명이 참여했다. ‘안타 기계’로 불렸던 이치로의 헌액은 기정사실로 여겨졌고 만장일치 여부가 미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만장일치에 단 한 표가 부족한 99.75%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치로는 명예의 전당 헌액이 발표된 뒤 MLB닷컴을 통해 “MLB에서 뛸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내가 선수로서 활약하고 명예의 전당까지 오를 수 있어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왼손 선발 사바시아는 86.8%, 왼손 마무리 와그너는 8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치로는 2020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97장 가운데 396장의 표를 얻어 지지율 99.75%를 기록했던 내야수 데릭 지터에 이어 단 한 표차로 만장일치 입성을 놓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헌액된 선수는 2019년 425명 전원의 지지를 얻은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치로는 켄 그리피 주니어(99.32%), 톰 시버(98.84%), 놀런 라이언(98.79%), 칼 립켄 주니어(98.53%), 타이 콥(98.23%) 등 MLB를 수 놓았던 스타보다 많은 지지를 얻었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선거인단이 후보 가운데 최대 10명까지 표를 던질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후보는 총 28명. 선거인단은 이들 중 한 명을 찍어도 무방하며 최대 10명까지 선택할 수 있다. 헌액의 마지노선은 75%의 지지다. 득표율이 75%를 넘으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지만 5% 미만의 득표는 탈락한다. 5% 이상, 75% 미만의 지지를 확인한 후보는 다음 해에 다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선수 한 명당 최대 10년까지만 도전할 수 있다. 이치로는 도전 첫해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9시즌을 뛰며 1278개의 안타를 기록한 뒤 2001년, 27세의 늦은 나이에 MLB에 뛰어들었다. NPB에서 최고의 타자였던 이치로는 MLB에서도 오랫동안 최고 수준의 타자로 활약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양키스, 플로리다 말린스를 거치며 총 19시즌이나 MLB 무대를 누볐다.

이치로는 MLB 통산 2653경기에 출전해 평균 타율 0.311에 3089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도루도 509개나 기록했다. 10회나 올스타와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고 우익수로서 실버 슬러거도 세 차례 선정됐다.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인 선수에게 주는 골드 글러브, 포지션 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실버 슬러거를 모두 여러 차례 수상하며 공·수·주를 모두 갖춘 타자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