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dership

이마트 중심 美공략 가능성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과 접촉면을 넓혀가면서 신세계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정 회장이 지난해 말 미국 현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난 데 이어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취임식에도 초청받은 것으로 전해져 신세계그룹의 미국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마트는 미국에서 PK 리테일 홀딩스라는 소매 지주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8년 유통기업 굿푸드 홀딩스를 3242억 원에, 이듬해 뉴시즌스 마켓을 2390억 원에 각각 인수했다. 현재 브리스톨 팜스, 뉴 시즌 마켓, 메트로폴리탄 마켓, 뉴펀들 마켓, 레이지 에이커스 내추럴 마켓, 뉴프리 마켓 등 5개 유통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매장 수는 56개다.

아울러 현지 법인이 소유한 오리건 공장에선 연간 200만 팩의 냉동·냉장 가공식품을 생산해 트레이더조, 코스트코, 크로거 등에 납품하고 있다. 2022년에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빈야드를 약 3000억 원에 인수하고, 2023년에는 와이너리 얼티미터빈야드를 추가 인수하며 프리미엄 와인 생산·유통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마트 미국 사업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출범 당시인 2017년에 비해 현재 크게 성장했다. 미국 매출은 2020년 1조5873억 원에서 2023년 2조90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억 원에서 352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42억 원으로 이미 직전년도 수준에 근접했고,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미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2%에서 지난해 3분기 7.5%로 커졌다.

업계에선 미국 시장에서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그룹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스타필드 마켓 모델을 적용해 미국에서 사업을 키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스타필드 마켓은 공간혁신과 다양한 브랜드 유치, 소비자 체험 강화 등을 통해 방문객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외 가정간편식(HMR)을 제조하는 미국 현지공장 투자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은 해외 사업을 직접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신세계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한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기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나아가 유통 업계 전반에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보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