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수사를 벌여온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열흘 앞둔 10일(현지시간) 그동안의 수사 보고서를 제출한 뒤 사임했다고 미 법무부가 밝혔다. 뉴시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으로 2023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열흘 앞둔 10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사임에 앞서 그동안의 수사 보고서를 법무부에서 제출했는데, 앞으로 이 보고서가 얼마나 공개될 수 있을지를 놓고 이미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미스 특검은 전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특검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스미스 특검은 2022년 11월 바이든 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 장관에 의해 임명됐다. 그는 2023년 6월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 보관 혐의로 당시 트럼프를 기소했고, 그 해 11월엔 2020년 있었던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또다시 트럼프를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스미스 특검은 법원에 "피고인(트럼프)을 상대로 한 본안 기소에 대한 정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오랜 입장에 따라 기소를 취소하려고 한다"고 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문제는 스미스 특검과 그의 수사팀이 법무부에 제출한 2권짜리 최종 수사 보고서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는 점이다. 특검이 파악한 트럼프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세부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민감할 수 있는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 왔다. 변호인단은 "수사보고서 공개는 법적 근거가 없는 정치쇼"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공개 금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연방 판사는 전날 ‘항소법원의 최종 판단 때까지 공개하지 말라’고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해당 판사는 트럼프 집권 1기 시절 임명된 보수 성향 법관이다.

이에 미 법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방항소법원에 "잭 스미스 특별검사팀이 작성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수사보고서는 공개돼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제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2023년 8월 정부 기망 모의 등 4개 혐의로 트럼프를 기소한 사건의 세부 사항을 공익 및 알 권리 차원에서 대중에게 알려 줘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스미스 특검이 기소한 또 하나의 사건,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 혐의 관련 보고서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상·하원 법사위원회 지도부에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선 특검이 업무를 마무리할 때 작성한 보고서는 주제와 상관없이 공개되는 게 관례다. 트럼프의 첫 임기 때 법무장관이었던 윌리엄 바도는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과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와의 잠재적 관계를 조사한 특검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도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기 전 바이든이 기밀 정보를 처리한 것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특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