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2년 연속 최고치 경신…‘15대 중점국’ 5% 증가
미·중 기술규제 강화 추세…국내 업계 대응 필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지난해 통보한 기술 규제가 4000건을 훌쩍 넘어서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1·2위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기술 규제 강화 추세가 뚜렷해 국내 업계도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WTO 회원국이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에 따라 통보한 기술규제는 4337건으로 집계됐다. TBT 통보는 WTO 회원국은 무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규정, 표준, 적합성 평가 절차 등의 기술 규제를 제·개정할 경우 협정에 따라 WTO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는 것이다.

이 같은 TBT 통보는 지난 2005년에만 해도 905건으로 연간 1000건이 채 안됐지만 △2010년 1874건 △2018년 3065건 △2021년 3966건으로 급증했다. 또 지난 2022년 3896건을 거쳐 2023년에는 4068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4000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에 다시 한번 최다 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우간다(426건), 탄자니아(326건) 등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많은 기술규제를 통보한 국가 명단 상위권을 차지했다. 2023년에 가장 많은 기술 규제를 통보했던 미국은 1위 우간다에 이어 419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0대 수출국(미국·중국·일본·베트남·유럽연합(EU)·대만·멕시코·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과 5대 신흥국(칠레·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인도·러시아)을 이르는 ‘15대 중점국’이 통보한 기술 규제는 1149건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미국은 에너지 효율 규제, 교통안전 관련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등 15대 중점국 중 기술규제 통보에서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국가표준 및 강제 인증(CCC) 등을 제정·개정하는 등 전년(70건)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191건을 통보하며 그 뒤를 이었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나라 수출 1·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교역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술규제가 통보되고 있다"며 "이에 산·학·연·관이 힘을 합쳐 대응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