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성주군 사드 반대집회 천막 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반대집회 장소인 원불교 진밭평화교당 천막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 정부때 사드 배치 늦추려
군사작전 일정 등 누설 의혹

사드 반대단체 천막도 수색
지난해 감사원서 수사 요청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 인사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정식 배치를 지연시키기 위해 군사기밀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관계자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3부(부장 김태훈)는 이날 오전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 전 차장의 주거지 외에도 사드 기지가 위치한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 사드 배치 반대집회 장소 진밭평화교당 천막을 비롯해 사드 배치 반대단체 집행부, 마을 이장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해 10월 감사원이 검찰에 사드 배치 환경영향평가 지연과 관련한 수사를 요청해 온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감사원 특별조사국 1과는 서 전 차장과 함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이기헌(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참여비서관 등 4명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당시 감사원은 서 전 차장과 정 전 실장 등이 사드 정식 배치를 늦추기 위해 사드 미사일 교체 관련 한·미 군사작전 일정 등을 사드 배치 반대 시민단체와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 전 차장이 주한 중국대사관 소속 무관에게 사드 교체 작전 일시와 내용 등을 미리 알려준 혐의도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 전 차장 등이 2017년 성주군에 임시로 배치돼 있던 사드의 정식 배치를 지연시키기 위해 1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하고서 평가를 위한 협의회 구성을 미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사드 기지 관련 의혹은 2023년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문 정부가 2019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사드 배치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미뤘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감사원은 같은 해 10월 특별조사국을 투입해 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대통령비서실, 국방부, 외교부, 경찰청, 경북 김천시와 성주군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사드 반대 시민단체 측은 “소성리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평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온 분들이며 문 정부와도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람들인데 부당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