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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성기때 예술품·비문 등

고대 이집트 왕국의 핫셉수트 여왕(기원전 1505~1495년) 시대 예술품과 고위 관리들의 무덤 등 이집트 남부 유적지 룩소르에서 새로 발굴된 약 4000년 전 유물(사진)이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 박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15왕조 시대(기원전 1650∼1550년)부터 핫셉수트 여왕, 투탕카멘 왕과 같은 강력한 파라오를 배출한 18왕조 시대(기원전 1550∼1292년)에 걸친 유물이 다수 발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와스 박사 발굴팀은 이날 핫셉수트 여왕 신전 기초의 온전한 부분을 비롯해 생생한 색채로 표현된 예술품, 비문 등을 공개했다.

특히 신전의 기초를 이루는 1500개의 블록 중 일부에는 핫셉수트 여왕과 그의 후계자 투트모세 3세가 신성한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 담겼다. 또 신전 기초 아래에서는 핫셉수트 여왕의 이름이 새겨진 제사 도구 세트도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하와스 박사는 “18왕조에 지어진 사원 장식의 최종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중왕조(기원전 2022∼1650년) 고위 관리들의 암석 무덤, 17왕조의 깃털 문양이 새겨진 목관이 들어 있는 매장 갱도, 18왕조 궁전 감독관 무덤, 장난감이 있는 어린이 무덤 등도 발견됐다.

한편 지난 2011년 이집트 관광유물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하와스 박사의 발굴팀은 2022년 9월부터 정부와 협력해 나일강 서안의 테베 묘지 인근에 위치한 룩소르에서 발굴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유물 발굴 작업과 해외 언론을 통한 홍보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어진 정치적 불안과 폭력 사태로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