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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주택시장 전망

알투코리아
“가계대출 줄어 주택가격 하락”

부동산R114
“전방위 대출규제로 풍선효과”

한국주택산업연구원
“3~4월 약세…중반 이후 강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올 한해 동안 집값 1.0% 하락”

2025년 주택시장에 관한 부동산 연구·조사 기관의 전망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에는 대출 규제와 정국 혼란 등으로 약보합세가 예상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 이슈가 불거지면서 강보합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 자문회사 ‘알투코리아’는 최근 발간한 ‘부동산 마켓브리프’를 통해 4가지 측면에서 분석한 2025년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내놨다. 우선 낮은 경제성장률이 부동산 시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올해는 전년(2.2%)보다 더 낮은 1.8~2.0%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는 주택 상승 요인으로 인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 3.0%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금리를 2027년까지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중단기적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금리와는 별개로 주택 시장으로 유동성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실시로 일부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새해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실시되면 가계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모든 금융권 대출이 규제권 아래에 놓여 주택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투코리아는 2025년 전국적으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나, 수도권의 일부 선호지역은 지속해서 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부동산R114는 연말 내놓은 2025년 전망에서 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대출 규제가 ‘풍선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수요가 상당 부분 억제되고 있으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 자체가 근본적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의식주에서 필수재 및 생존과 직결된 주택시장은 매매와 임대차 사이에서 선택지가 갈릴 뿐 수요 총량 변화에는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에 나설 수 없게 된 수요층 상당수는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돼 반대편 풍선에 해당하는 전·월세 가격을 부풀게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말 조사 기준으로 서울 지역의 월세 가격 지수가 2015년 113.23에서 2020년 117.62로 횡보한 이후 2024년에는 150.29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5년 주택 매매가격이 3~4월까지 약세를 보이다가 중반기 이후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연간으로는 전국 0.5% 하락, 수도권 0.8% 상승, 서울은 1.7% 상승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는 탄핵과 경기 침체, 강력한 대출 규제 등 집값 하락 요인에도 금리 하향조정, 주택시장 진입인구 증가, 공급부족 누적 등 상승 요인이 더 크다는 점에서다. 주산연은 2025년 주택 구입의 주요 수요층인 30대에 도달하는 인구가 73만5000명으로 2017~2021년 연평균 67만 명보다 더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수요를 공급이 충족해줘야 하지만 비정상적인 대출규제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으로 주택 인허가와 착공, 분양 및 준공 모두 예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평가했다. 2017~2021년 평균 54만 가구에 달했던 인허가 건수는 2024년 35만 가구, 2025년 33만 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착공 건수도 2017~2021년 5년 평균 52만1000가구였으나 2023년 24만2000가구, 2024년 26만 가구로 쪼그라들었고 2025년에는 30만 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5년 한 해 동안 1.0%의 하락을 전망했다. 다만 지방을 중심으로 내림세가 지속하고 수도권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었으나 일부 지역은 신규 공급 물량 감소 등 급락을 예상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전반적인 시장 흐름과는 별개로 지역 간, 상품 간, 단지 간 격차 심화로 체감하는 주택 가격 수준은 참여자마다 상이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또 전세 시장은 2025년 입주 물량 감소로 상승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산연 관계자는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입주마저 막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