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임직원에 당부하는 정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차그룹 신년회

“위기 없으면 낙관 사로잡혀
불확실성 ‘정면 돌파’ 해야
누구나 역량 뽐낼 환경 조성”

10년간 120조 핵심사업 투자
전기차 판매 비중 확대도 강조

고양=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피해갈 수 없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고, 현대차그룹은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DNA를 갖고 있다”며 갈수록 커져 가는 대내외 도전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 BYD를 비롯한 신흥 경쟁사들의 부상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업계가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약 12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격적인 프레젠테이션 및 좌담회 형식으로 열린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회장은 이어 “지금 세상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며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한 큰 경제 위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성과를 인정받아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로 임기를 시작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선임을 언급한 뒤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관세 부과와 관련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전기차 생태계 개선이 필요한 만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핵심 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놓은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근간으로 향후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연 550만 대로, 전기차는 전체 판매 비중의 36%인 200만 대까지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