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인체제’ 첫 재판관회의
내달 4일까지 5차례 일정 지정

헌법재판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변론기일을 열기로 하면서 재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헌재는 6일 ‘8인 체제’ 구성 이후 첫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포함해 주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조한창·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총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서 재판관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관련 국회 의결정족수에 관한 권한쟁의심판,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관한 권한쟁의심판,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관한 헌법소원 등 주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에서 정리된 주요 쟁점과 양측 답변서·의견서 등에 대한 검토, 증인 채택 등에 관한 논의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탄핵소추단이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에 ‘내란죄’ 혐의를 사실상 제외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 측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재판관 회의에서 이에 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지난 3일로 두 차례의 변론준비기일을 마무리하고 14일 오후 2시를 시작으로 16일과 21일, 23일, 다음 달 4일 등 다섯 차례 변론 기일을 미리 정하며 심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설 연휴를 제외하고는 주 2회씩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는 헌재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에 대해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헌재가 재판 진행의 신속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졸속 재판의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신속 재판을 강조하는 청구인 측의 주장에 지나치게 편중된 재판을 진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는 우려를 표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정한 기일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출석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장은 “변론기일 사전지정 행위는 무효”라며 집행정지 신청도 제기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지난달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여부를 확인하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데 대해 지난 3일 전원재판부에 배당하고 사건 검토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대통령 탄핵 재판에는 신속을 강조하는 헌재가 대통령의 신병에 관한 중요한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사안에 대해서는 기일조차 지정하지 않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헌재에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