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행정법원 전경. 연합뉴스

근로계약 명시된 작업 종료되자 회사 측 계약만료 통보
법원 "공사 사실상 끝났다면 갱신 기대권 인정 어려워"


공사현장에서 팀 단위 공종(공사 작업단위)을 맡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계약기간 만료 전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더라도 공사가 사실상 완료 단계라면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근로계약서에 ‘공종 종료 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이 적힌 만큼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최수진)는 일용직 배관공 A 씨 3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소방설비공사업체 B사와 한 달 단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만료까지 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면 자동종료’, ‘계약이 갱신돼도 팀 단위 공사·공종이 종료되면 해당일을 계약 종료일로 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다 A 씨 등은 B사가 2022년 11월 3일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중노위에 냈고 중노위가 기각하자 소송까지 냈다. A 씨 등은 "공사현장에서 담당한 지하주차장 공종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B사가 일방적으로 부당 해고했고, 공종이 마무리되려면 최소 9개월 이상이 예상되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공사가 사실상 완료됐다 보고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시공계획서 등에 따르면 지하 소화·스프링클러 배관공사 주요 부분을 2022년 11월까지 마치는 것으로 예정됐다"며 "근로계약서에서 계약기간을 2022년 11월 30일까지로 정하고 있고, 팀 단위 공사·공종이 종료되면 해당일을 계약종료일로 한다는 점을 계약서에 명시했기 때문에 기대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회사 측이 2022년 9월 초와 10월 말 A 씨 등에게 공종팀 업무가 곧 종료될 것이라고 알린 점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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