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22년 이나 카나바호 수녀의 114번째 생일파티 모습. 올해 116세로 세계 최고령자가 된 카나바호 수녀는 장수 비결로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꼽았다. 브라질 테레사수녀회 홈페이지·연합뉴스

■ ‘세계 최고령자’에 오른 브라질 카나바호 수녀

일본 116세 할머니 별세로 등극
명문 축구단 응원하는 열성팬
수녀원서 생활하며 건강관리
“저는 아직도 젊고 아름다워요”

“신앙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죠”

일본의 이토오카 도미코(絲岡富子·116세) 별세로 새로운 세계 최고령자가 된 가톨릭 수녀 이나 카나바호는 자신의 장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5일(현지시간) 국제 장수 노인 연구단체 ‘론제비퀘스트’는 홈페이지에서 카나바호 수녀가 이날 기준 116세 211일을 살았다며, 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인물로 등극했다고 소개했다. 1908년 6월 8일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종교 활동을 시작한 카나바호 수녀는 현재 해당 주 중심 도시인 포르투알레그리에 있는 테레사수녀회 수녀원에서 살고 있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지난해 10월 1일 국제 노인의 날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휠체어에 탄 채 자신의 나이를 묻는 질문에 “조금 먹었어요. 116세” 라고 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나바호 수녀는 또 “저는 젊고, 아름답고, 친절한데, 이건 여러분 모두도 가지고 있는 아주 좋은 자질”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2월 수녀원 측에서 공개한 영상에 그가 주변인들과 농담을 주고받거나 야생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 공유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등 카나바호 수녀의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나바호 수녀는 현지에선 포르투알레그리를 연고로 하는 브라질 명문 프로축구팀 SC 인테르나시오나우를 응원하는 열성 축구팬으로 알려져 있다. SC 인테르나시오나우는 매년 카나바호 수녀의 생일을 맞아 팀을 상징하는 붉은색·흰색 풍선과 케이크를 준비해 ‘최고령 서포터’를 위한 축하 파티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구단과 소속 선수들로부터 매년 받은 생일선물로 카나바호 수녀의 방이 가득 채워져 있을 정도다. 특히 116번째 생일이었던 지난해에는 구단 측이 카나바호 수녀에게 선물로 팀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 선물을 받은 카나바호 수녀는 “당신이 흑인이건 백인이건, 부자이건 가난하건 상관없다. 당신이 누구든지 응원해야 할 팀은 오직 SC 인테르나시오나우뿐”이라고 말해 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카나바호 수녀 이전 세계 최고령자였던 이토오카는 지난달 29일 11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망자까지 포함한 역대 기록으로 따질 경우, 카나바호 수녀는 20번째로 오래 산 인물이다. 앞서 세계 최고령 수녀로 알려졌던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는 2023년에 118세를 일기로 선종한 바 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