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시흥시 이색서점 ‘책방내심’. 경기관광공사 제공

경기관광공사, ‘개성 만점’ 소규모 서점 4選


수원=박성훈 기자



“배움에 대한 애정과 세상을 등진 외딴 곳. 책이 주는 그 모든 달콤한 평온.”

미국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1807∼1882)는 책이 있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책이 잔뜩 꽂힌 서가를 볼 때 설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저 책에 있는 내용을 다 머릿속에 넣을 수만 있다면 난 얼마나 더 지혜로워질까? 책 속 문장 한 줄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하는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는 쉽게 접하게 된다. 그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된다. 내 눈에 든 단 한 권. 더욱이 부쩍 추워진 요즘 날씨에는 따뜻한 난로 옆에서 책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여가를 즐겨도 좋을 것이다. 경기관광공사가 도내에서 책과 함께 평온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 서점을 소개했다. 이번 주말엔 고요한 가운데 활자로서 내게 지혜의 말을 건네오는 이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자.

경기 시흥시 조남동에는 ‘책방내심’이라는 서점이 있다. 서점에 가면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데에서 ‘내면의 마음’이란 뜻을 담아 ‘내심’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설명이다. 책방지기는 직장인이던 시절, 일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서점에 가면 일에 대한 책이 보이고, 마음이 힘들 때 서점을 찾으면 심리 서적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삶과 죽음, 관계, 일, 일상, 심리 등 5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반 단행본과 독립 출판물을 함께 선보인다.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은 물론 글쓰기 모임과 원서 읽기 모임 등 다양한 독서 공동체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등단 시인과 독립출판 작가와의 만남은 물론, 시흥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의 샹송, 첼로 연주, 전자 음악 등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안성 다즐링북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안성시 석천동 일원에는 ‘다즐링북스’라는 책방이 있다. 책방에 들어서면 우선 매우 깔끔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실내 장식과 구성이 인상적이다. 책방지기가 선별한 책은 각각 ‘최근에 들어온 책들’, ‘청소년을 위한 책들’ 이렇게 구분해 놓고 곳곳에 예쁜 손글씨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한쪽의 큰 테이블에서는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구입하지 않고 그냥 지나는 길에 들러 차를 마시고 가는 동네 주민도 많다.

용인시 양지면 대대리에는 ‘농부와 책방’이 눈길을 끈다. 아내는 책방을 운영하고 남편은 텃밭을 가꾸니 이름도 농부와 책방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한 가족이 사는 보통 집과 같은 풍경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차곡차곡 들여놓은 책이 어느덧 본채 책방, 별채 오렌지카운티, 북스테이 공간 제페토하우스를 합쳐 대략 6800권에 달한다. 심 인근에서 자연 관찰과 체험이 가능하고 정서적으로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많아졌고 하루 묵는 북스테이도 인기다. 책방은 특이하게 2시간 30분 단위 예약제로 운영한다.

여주시 산북면의 수연목서는 책방과 갤러리가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다. 원래 이곳은 사진가의 작업실과 아내의 가구 작업실 겸 공방을 염두에 두고 지은 곳이다. 설계 당시부터 건물을 세우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테니 우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과 공간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를 모두 담았다. 공간에 대한 애정과 실천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