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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피의자 중 첫 재판행
검찰, 체포조 운영 등 개입 판단
‘尹 우두머리’ 공소장 적시될듯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사진) 전 국방부 장관이 27일 이번 계엄사태 관련자 중 최초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다. 김 전 장관에 대한 공소장과 재판과정에서의 공방을 통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비상계엄에 대해 논의하거나 지시받은 내용 등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김 전 장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주요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첫 기소 사례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한 인물로 지목받았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이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해 작전을 지휘하고,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본 수사와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출석한 계엄군 관계자들 역시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았음을 여러 차례 확인해 관련한 구체적 정황도 공소장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최근 특수본 조사에서 계엄 당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위치 파악을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이 기소되면 공소장에 윤 대통령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청구한 김 전 장관 구속영장에서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지시를 내리는 관계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내란의 정점인 우두머리에 해당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 측은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역할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전날 김 전 장관 법률대리인인 이하상·유승수 변호사는 계엄포고령 초안은 김 전 장관이 작성하고, 윤 대통령은 검토 후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내란죄 수사와 관련해서도 “통치권 행사로 대통령 고유권한 행사를 내란이라 입증할 수 없다. 계엄준비를 위한 사전 행위도 국방부의 통상업무에 해당한다”며 비상계엄은 대통령 통치행위로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 기소 후에도 체포조 운영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특수본은 계엄 당일 국방부 조사본부 소속 수사관 10명이 수갑을 소지한 채 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일부 경찰 관계자로부터 “계엄 당시 체포작전에 투입되는 줄 알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체포조 운영, 수사 1·2단 구성은 사실이지만 ‘체포 명단’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역시 체포조 투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정선형·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