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결혼합니다 - 전솔휘(37)·이채영(여·29) 부부

저(채영)와 예비 남편은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죠. 우선 저보다 8살이나 연상이라 부담이었어요. 게다가 소개팅 날, 예비 남편은 10분이나 지각했죠. 하지만, 대화하다 보니 이야기가 잘 통했고, 샐러드에 있는 커다란 양배추도 일일이 잘라 줄 정도로 다정했어요.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예비 남편에게 마음을 연 건 제가 입술 필러를 맞고 났을 때의 일 때문이에요. 엄격한 부모님께서는 제가 몰래 입술 필러를 맞은 것 때문에 격노하셔서 한동안 제 외출을 금지했거든요. 예비 남편에게 정확한 상황 설명을 하기 어려워 당분간 만나지 못하겠다고 했는데, 이유를 계속 묻는 거예요. 제가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고 했더니, 더는 보채지 않고 제가 연락할 때까지 기다려줬어요. 방 안에 혼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비 남편에게 먼저 연락하게 됐고, 그러면서 점차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눴죠.

특히, 예비 남편은 제가 쏟아내는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해줬어요. 결국, 그다음 만남 때 저희는 연인이 됐답니다.

4년이 넘는 연애 기간 저희는 크게 다툰 적은 없어요. 그런데 결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4개월간 헤어졌답니다. 이유는 경제관념 때문이었어요. 저는 벌이가 없으면 부업으로라도 더 벌고 이것저것 알뜰살뜰 챙기며 모으는 타입이지만, 예비 남편은 가진 것에 비해 씀씀이가 컸어요. 저는 이런 경제관념을 가졌다면 결혼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죠. 재회한 예비 남편은 자신이 변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이후로는 국밥 한 그릇을 사서 먹더라도 저에게 보고한답니다. 하하.

저희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유기견 같은 동물을 돌보고, 평범한 듯 색깔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유튜브로 기록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