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계엄개입’ 관련 첫 진술
검찰 “어떠한 요청도 없었다” 부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계엄군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계획에 검찰과 국가정보원에도 역할이 부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연루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복수의 방첩사령부 요원들은 최근 조사에서 “계엄 선포 후 선관위에 곧 검찰과 국정원이 갈 것이고 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러한 명령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을 통해 하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당일 경기 과천시 선관위에 투입된 정보사령부 병력은 2층 전산실에서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통합명부시스템을 촬영했다. 함께 투입된 방첩사령부 병력은 선관위 외곽에서 대기했다. 대기 중이던 방첩사 병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별도의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이 이루어지면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검찰이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장악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첩사 관계자들의 진술은 지난 1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추 의원은 제보를 근거로 “여 전 사령관이 정 처장에게 계엄 선포 직후 ‘검찰과 국가정보원에서 올 것이다, 중요한 임무는 검찰과 국정원에서 할 테니 그들을 지원하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며 검찰의 비상계엄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대검찰청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방첩사 등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계엄과 관련한 파견 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여 전 사령관, 정 처장 등 및 다수 방첩사 관계자 진술과 관계자 수첩 기재 내용 등에 의하면 방첩사는 검찰에 계엄과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일 한 롯데리아 지점에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함께 계엄을 모의한 의혹을 받는 김모 대령과 정모 대령, 계엄 직후 중앙선관위 서버실에 침입해 특정 서버에 대한 사진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 고모 대령을 문 전 사령관의 내란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공범으로 공수처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또 구삼회 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정 전 처장을 입건하고 이들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