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답’못찾는 국힘 권성동(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의총서 결론 못내고 ‘중진 균열’

당헌·당규에 없는 추천위 구성
權 “내일까지 선수별 의견 제출”
하마평 오른 의원들 ‘물밑 경쟁’
“외부인사는 안된다” 만 공감대

국민의힘이 ‘용병(외부 인사) 한계론’을 꺼내 들며 내부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찾기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급기야 당헌·당규에 없는 ‘비대위원장 추천위원회’까지 꾸렸다. 다수 중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원톱’ 체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면서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대행은 1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취재진에 “이번 주 금요일까지 선수별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의견이 다 들어오면 주말에 고민해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추천위를 구성해 선수별로 추천을 받아 최종 2인 중 권 대행이 1인을 지명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는 데에는 권 대행을 신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등 당의 흐름을 좌우해 온 중진 의원들 간에 균열이 생긴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 대행 외에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도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르면서 물밑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권 대행의 ‘원톱’ 체제를 가장 반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중진 의원들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색채가 있는 사람은 인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권영세·김기현 의원 등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고, 일부 친윤계가 권 의원을 조직적으로 미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보수당의 험지인 서울 도봉갑 초선 의원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김재섭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된 것을 두고도 당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인들이 살겠다고 앞길이 창창한 청년 의원을 재물 삼는 게 말이 되나”라며 “이게 정말 후배들과 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습인가”라고 꼬집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외부 인사 영입은 안 된다는 공감대는 여전히 굳건하다. 비(非) 정치인 출신인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를 겪은 의원들의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앞선 의총에서 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도 우리랑 상의도 안 하고 먼저 입장을 발표했는데 한 전 대표가 똑같이 한 것 아닌가”라며 “이제 이런 대표가 다신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그간 비대위원장을 늘 외부에서 모셔왔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 당이 잘된 적이 있느냐”며 “맨날 외부인에 맡기니 우리 스스로 실력을 잃었다는 생각도 든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탄핵에 반대한 여당 의원들이 여전히 여론과 동떨어진 사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