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정략적인 사면 빈번
헌정질서 유린 반복 막아야”

내란을 저지른 우두머리나 중요 임무를 맡아 깊이 개입한 사람 등은 특별사면, 감형, 복권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치권에서는 내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평가가 18일 나온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확정을 전제로 특별사면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특별사면 된 바 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권의 제한’ 규정을 신설한 사면법 개정안을 전날(17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형법 제87조에서 규정하는 내란 우두머리와 내란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 내란 목적 살인자는 특별사면, 감형, 복권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현재 헌법에서는 대통령에게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일반사면을 할 때에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사면과 관련한 조항은 없다. 사면법에서는 특별사면 제도를 두고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대통령의 사면권 등은 그 행사에 고도의 엄격함과 신중함이 요구되나 실제로는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고려가 반영된 사면이 빈번해 사면권의 남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특히 헌정질서 자체에 위기를 가져오는 내란죄 등의 경우에는 헌정질서 유린의 반복을 막기 위해 더더욱 그러하다”고 밝혔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사면, 감형, 복권 대상에서 내란, 외환의 죄를 범하거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제외하는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날 김승원·이기헌 의원은 내란, 외환, 반란의 죄를 범한 자 등에 대해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행사할 경우에는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