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AFP 등 인용 보도
우크라 드론 공격에 큰 피해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군과 전투 중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수백 명에 달한다고 로이터와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국 주요 당국자들이 북한군 사상자 발생 사실을 확인하며 피해 규모가 ‘수십 명(several dozens)’에 달한다고 한 지 하루 만에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전쟁에 더욱 깊이 관여하는 모양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은 이날 한 익명의 미군 당국자를 인용,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하다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전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이 북한군의 교전 및 사상자 발생을 공식 확인해 준 것은 처음이다.

북한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기 위해 1만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고, 이들은 대부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가 지난 8월 우크라이나에 기습적으로 점령당한 뒤 몇 달째 탈환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전을 추적하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보병 소모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공격 수단인 드론(무인기) 공격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