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쟁 뒤 포옹　 권성동(왼쪽)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상대 후보였던 김태호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韓에 삿대질 항의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시사하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에 삿대질하며 항의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권성동 새 與원내대표 선출

권 “탄핵보다 무거운 게 분열
최대한 빨리 黨정비·대선준비”
탄핵의결 뒤 與비대위 가능성

친한은 혼란책임 친윤에 돌려

12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이 선출됐다. 권 의원은 선출 후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힘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한동훈 대표를 겨냥했다. 새로운 원내 사령탑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 방침을 정하는 만큼 탄핵에 찬성한 한 대표와의 갈등도 현실화됐다. 친윤계가 탄핵소추안 표결 후 한 대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사퇴요구를 할 가능성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권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권 의원은 106표 중 72표를 받았다. 비윤(비윤석열)계 후보인 김태호 의원은 34표에 그쳤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친윤계와의 표 대결에서 완패한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투표에 앞선 정견발표에서 “탄핵보다 무거운 것이 분열이다.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현안마다 한 대표와 충분히 협의하겠다”며 “원내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빠르게 당을 정비해 다가오는 대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선출되면서 친윤계는 탄핵에 찬성한 한 대표를 거세게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치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SNS에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 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중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당 지도부가 붕괴할 경우 권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함께 수행하면서 비대위원장 추대 등 당 재정비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서 친한계 최고위원인 장동혁·진종오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반면 친한계는 혼란의 책임을 친윤계에 돌리면서 한 대표를 옹호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해제에 투표하지 않는 등 이 사태에 대통령과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한 대표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우리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이 조기 대선으로 연결될 경우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한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후 재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7일 대통령 탄핵 투표에서 당론에 반해 찬성한 안철수 의원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시도지사뿐 아니라 후보들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