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방송인 김어준이 운영하는 ‘뉴스공장’ 측은 “4일 계엄령 선포 후 군인들이 유튜브 스튜디오 건물을 봉쇄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서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체포대상’으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김 씨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요구로 계엄령을 해제한 후에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은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계엄령 선포 당시 집에 있었는데 내가 위험에 처했다는 첩보를 들었다"면서 "계엄 해제 이후에도 36시간 동안 조용히 지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서울에 있는 김어준의 스튜디오 밖에는 경비원이 서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왜 자신이 계엄령의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이후 4일 오전 12시 40분쯤 김어준이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 꽃’ 사무실 인근 CCTV에는 군인 20여 명의 모습이 포착됐다. 군 계엄령에는 언론을 통제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좌파 성향에 반체제 성향을 가진 김 씨가 유일하게 표적이 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김 씨는 "버스 두 대, 트럭 한 대, 지휘 차량 한 대. 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무장 계엄군 몇 명이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곽종근 육군 특전사령관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난 1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국회·선관위 3곳·민주당사·여론조사 꽃 등 6곳 확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꽃의 사무실은 김 씨의 스튜디오와 같은 건물에 있다.

특히 김 씨는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 회복력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면서 "국회가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하고 시민들이 군을 막은 것은 아마도 역사상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는 "탄핵은 잠시 연기되었을 뿐이다. 그 누구도 시민들의 에너지를 막을 수 없고, 결국 윤석열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는 김 씨가 비평가들로부터 민주당에 유리한, 편향된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씨는 오히려 자신의 편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청취자들이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