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모두 패소 · 무혐의 처분
‘부정선거 의혹’ 尹에 영향준듯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 297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나, 부정선거 의혹이 비상계엄 선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도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참모진에게 문제점을 종종 거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유튜브를 자주 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우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나오는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부정선거 이슈는 최근까지 ‘핫이슈’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은 2020년 총선뿐 아니라 2022년 재보궐선거, 지난 4·10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벌어졌고, 여론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구독자 108만 명의 ‘고성국TV’는 계엄 사태 2주 전인 11월 19일 ‘[정론일침] 부정선거 관리, 내년이 적기다’란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구독자 129만 명을 보유한 배승희 변호사가 지난달 22일 올린 ‘선관위 박살난다! 선거 무효되나?’란 영상에서도 출연자가 “(총선)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을 갖는 분이 많다”며 선관위 내부 문제를 지적했다. 9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도 지난 8월 ‘부정선거를 가장 확실하고 쉽게 증명할 영상, 판사와 대통령실 꼭 보시길!’이란 영상에서 지난 4월 총선에서 사전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민경욱 전 의원, 전광훈 목사, 유튜브 ‘신의 한수’ 신혜식 대표 등도 부정선거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보수 유튜브를 보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달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튜버들의 이 같은 부정선거 의혹을 펼치며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정선거 의혹은 2020년 4월 열린 21대 총선 직후 시작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총 180석을 거두며 압승한 게 발단이었다. 민 전 의원은 “QR코드 전산 조작과 투표 조작으로 이뤄진 부정선거”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2022년 7월 “객관적 근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당시 제기된 소송 126건도 모두 기각 혹은 각하됐다.

이후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부정선거 소송도 있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4월 총선과 관련해서도 부정선거 의혹으로 선관위 직원 5명이 고발됐지만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됐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