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사의 표명”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박 총장은 ‘윤 대통령이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 질문에 긍정하며 “시간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4일 오전) 1시는 조금 넘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쯤 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4일 오전 1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계엄 때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김선호 국방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은 “대통령이 지휘통제실의 별도 룸(방)으로 가셨다”고 말했다. 자신은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부연했으며, 박 총장은 방에 “김용현 전 장관과 같이 들어갔다”면서도 “(대통령이나 장관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의에서 언급된 지휘통제실은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국방부와 합참이 공동으로 쓰는 청사에 있다. 대통령실(옛 국방부 청사)과 인접했다.

합참 고유의 업무에 원래 계엄이 포함되기 때문에 지휘통제실에는 ‘계엄상황실’이 상시 설치돼 있다.

계엄상황실은 평소 통신설비 등이 연결돼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박 총장은 별도로 계엄사령부용 상황실을 지휘통제실에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총장은 “(3일) 20시에서 21시 사이에 (대통령이) 방문했잖아요?”라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 지휘통제실에 오셨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계엄 선포 전인 이 시간에는 박 총장도 지휘통제실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착오로 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사의 표명 여부를 묻자 전날 김용현 국방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며 “국방부에서 (자신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계엄 포고령에 대해 “누가 작성했는지 자세히 모른다”고 밝혔다. 실제 포고령 작성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신의 명의로 작성된 포고령을 직접 읽었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총장은 ‘포고령의 문장을 읽어봤느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 분야에 전문성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포고령에) 동의하셔서 수락했고, 수락해서 계엄사령관으로서 군 투입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말에는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김 장관이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해서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또 ‘본인은 계엄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의에 “계엄 사실은 (대통령 계엄 담화 후) 갑작스럽게 지휘 통제실로 이동하게 됐고, 바로 이어진 전군지휘관회의에서 명확하게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누가 연락했느냐’는 물음에는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국방장관이 (주재한) 지휘관 회의 후에, 계엄사령관은 육군총장 박안수라고 해서 그때 정확히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 병력 투입은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으며, 투입 여부도 처음에는 몰랐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했던 김 장관은 전날 사의 의사를 밝혔고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장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최병혁 주사우디대사를 신임 국방장관에 지명했다.

김유진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