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4일 긴급 회동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혼란스러운 지역사회 민심을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부산시청 제공

부산 시민 집회 등 민심 표출로 대통령 하야 촉구
부산대 교수회·시의사회, 비상계엄 강력 규탄
박형준 시장·안성민 의장, 지역사회 안정 공동대응 약속
시민 분노 속 경찰 긴급 대응 인력 편성해 촉각 세워

부산=이승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부산 곳곳에서 시민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성난 민심을 표출하자,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긴급 회동을 갖고 지역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4일 오후 시청 의전실에서 박 시장과 안 의장이 긴급 만남을 갖고 지역사회의 민생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지난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성난 시민이 잇따라 집회를 여는 등 정권 반대 목소리가 격화되면서 발생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 주요 거리에서 시민 500여 명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경찰은 혹시 모를 소요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2개 중대와 2개 제대 등 경력 150여 명을 집회 현장에 배치해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날 새벽 0시 30분경,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사 정문에 20대 남성이 달걀 한 판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해당 남성은 경찰에 연행됐다.

부산대학교 교수회는 이날 시국 선언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흠결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이어 "비상계엄 선포는 현대사를 거치며 정착된 대한민국의 평화적 민주주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이는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역사의 발전을 퇴보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부마항쟁의 정신을 계승한 부산대학교 교수회는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한밤의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국민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긴 사안"이라며 "친위 쿠데타를 도모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국민의힘 소속 박종철 부산시의원(기장군)은 SNS에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에 적극 지지와 공감을 표하며 종북 간첩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행정부 마비를 막아야 한다. 구국의 의지로 윤석열 대통령님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글을 남겼다가 시민단체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박 시장과 안 의장은 이 같은 시민의 분노와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민생경제 안정, 취약계층 지원, 시민 안전과 치안 질서 유지, 사회 통합 등을 위한 공동 방안을 모색하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서민 생활 안정과 소상공인 지원 대책 강화를 비롯해 중앙 정부 혼란이 지역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국비 예산안 처리와 행정부 혼란으로 지역의 대규모 국책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에 대비해 시와 시의회가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박 시장과 안 의장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한 시민의 충격과 혼란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분히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들께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며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는 정국의 급박한 변화 속에서도 시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직사회는 각자의 위치에서 변함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부산시의회는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함이 없도록 살피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과 안 의장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를 믿고 지금처럼 일상을 유지해주길 시민들께 당부드린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중심을 잡고 묵묵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