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재심이 개시된 3일 이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김대우 기자

검찰측 "살인죄 공소혐의 인정돼" vs 변호인측 "강압에 의한 위법수사"


광주=김대우 기자



지난 2009년 전남 순천 한 마을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한 재심이 사건 발생 15년 만인 3일 오후 광주고법에서 열렸다. 광주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의영)는 이날 살인과 존속살인 혐의로 각각 기소된 A(74) 씨와 딸 B(40) 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들의 자백 뿐 아니라 기타 정황에 비춰볼 때 (살인죄) 공소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 주장을 펼쳤고, 피고인측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의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 등 위법 수사에 따른 무죄를 주장하며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이번 재판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재심인 만큼 두 피고인이 살인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1심에 대해 검사가 항소 상황에서 다시 시작됐다. 재심은 사건 관련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당시 상황을 다시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기소의 정당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검사, 수사관 등 3∼5명을 증인 신청했다. 변호인 측은 허위자백 등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검사·수사관과 경찰, 막걸리 구매 식당 주인, 농부 등 13명을 증인 신청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2009년 7월 순천에서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마신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친 사건이다. 사망자 중 1명의 남편(A씨)과 딸(B 씨)이 범인으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남편에게 무기징역, 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으나 이들 부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지 10년 만인 2022년 1월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해 이번 재판이 열리게 됐다. 다음 재판은 내년 2월 11일 오후 4시 10분에 열린다.